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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3.05.27 NHN의 이해진 이사 강연 (2003/05/27) by 고집 쎈 한량
안녕하십니까? NHN 이해진입니다. 회사를 시작한지 4년 정도 됐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회사라 생각합니다. 이런 강연이 부담스럽고 피하는데, 이번에는 피할 수 없는 분이 부탁하는 바람에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삼성SDS 시절 알던 임원 한 분이 괜히 잘 나간다고 어디가서 강연하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오늘은 매우 의미있는 날입니다. 회사 시작하던 날부터 신문기사를 잘 모아서 서비스하고 싶었습니다. 나는 유니텔에서 신문기사 검색을 개발했고, 신문 콘텐츠야말로 인터넷 검색의 최고라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디조를 찾아가서 콘텐츠 제휴를 하고자 했습니다.

2주 전 조선일보에 기고를 했다. 답글을 보니 “반이회창, 반미의 선봉 네이버의 사장이 조선일보에 글을 싣다니…”란 게 추천을 13개나 받고 올라와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은 네이버에 서비스하면서 조선일보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였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억울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안 줘서 그런건데 외부에서 보는 거는 이렇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강의 제목도 그렇지만 인터넷의 방향, 비전 같은 거는 기자들과 인터뷰할 때도 갑자기 썰렁해지면 나오는 질문입니다. “NHN의 비전이 뭡니까?” 그러면 나는 속으로 ‘그런 질문하지 마세요’라고 말합니다. 그 때 변명처럼 한 얘기가 “인터넷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였습니다. 과거 빌 게이츠는 “인터넷은 쓰레기 더미이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빌 게이츠가 대단한 것은 빨리 자신의 말을 재빨리 번복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 중 (인터넷에서) 몇 가지 룰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생물의 생존 법칙에서 보더라도 강자 또는 영리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닙니다. 살아남는 것은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것입니다. CEO가 앞으로 비전을 말하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제 장점은 방향과 타이밍에 대해 늘 검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책에서 카리스마, 강한 비전을 갖고 있는 CEO가 있는 회사는 10년 이상 못 간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회사는 CEO가 무슨 문제가 있으면 함께 무너집니다. 장수기업을 보면 3M의 경우 CEO가 누군지 모릅니다. 인터넷이 어떻게 변할지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제 자리를 기꺼이 내드리겠습니다.

1. 인터넷은 브랜드보다 서비스 퀄러티가 중요합니다.
서비스 퀄러티가 인터넷만큼 빨리, 냉정하게 평가받는 게 있을까요? 사람들은 휴대폰에 가입할 때 011이 좋은지 016이 좋은지 확인을 못합니다. 샴푸를 살 때도 펜틴이 좋은지 도브가 좋은지 확인을 못합니다. 브랜드에 휩쓸려 구입한 후 계속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룰이 안 먹히는 게 방송입니다. MBC가 아무리 드라마 왕국이라고 하지만 SBS가 ‘올인’같은 드라마를 내놓으면 사람들은 SBS로 옮기기 마련입니다. 방송은 이전에 대한 코스트가 없습니다. 금방 비교가 가능합니다. 신문만 해도 조선일보를 끊고 중앙일보를 보려면 과정이 귀찮습니다. 이와 똑 같은 게 인터넷입니다. 인터넷은 주소 한 번 치면 되니까. 비교할 수 있으니 남들한테 얘기할 수 있고… 구전효과가 큽니다.

외국에서도 유명한 인터넷 브랜드는 마케팅 덕분이 아니라 구전 효과 덕분입니다. 미국에서 검색엔진 시장을 장악한 구글은 마케팅 비용을 한 푼도 들이지 않았습니다.

4년 전 사업을 시작할 때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 때 이미 야후라는 거대 브랜드가 있었고, 새롬/다음 같은 코스닥 수퍼스타도 있었고, 라이코스 같은 외국 브랜드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했던 말 중 하나가 “미디어는 3~4개 정도가 살아남는다”는 거였습니다.

98년 처음으로 광고를 수주했습니다.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첫 광고를 딸 때 직원들이 다들 엔지니어라서 영업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결국 내가 총대를 맸는데 광고를 따러 가면 담당자들이 불쌍해서 하나 주고 하는 식이었습니다. 그 때 인터넷 광고를 가장 많이 했던 곳이 조선일보였습니다. 당시 조선일보 홈페이지에는 광고 걸 공간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광고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조선일보 광고 영업 담당자에게 찾아갔습니다. 그 분은 굉장히 괴로워하며 “당신네는 사업을 접는 게 낫겠다. 비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분은 조선일보가 가면 광고주들이 광고를 주지만 우리 같은 작은 업체는 광고수주를 잘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닷컴 초창기 인터넷업체들도 광고를 많이 했습니다. 우리 꼬마도 “잘 했어, 라이코스!”라는 TV 광고를 따라해 내가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네이버는 마케팅을 모른다’는 비난도 많이 받았습니다. 남들은 아무도 기억을 못하지만 우리도 1년에 50억원씩 쓰며 광고를 했습니다. 얼마 전 한 네티즌이 “사랑을 주제로 한 네이버 광고를 본 후 줄곧 네이버를 이용하고 있다”는 글을 올린 걸 보고 내가 굉장히 흥분했었습니다. ‘아, 우리 광고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구나!’(웃음)

작년 초만해도 네이버는 페이지뷰는 높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낮았습니다. 하지만 서비스는 굉장히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보면 마케팅에서 밀리면 끝이지만 인터넷은 퀄러티가 제일 중요합니다. 네티즌은 퀄러티에 민감하고, 그게 특히 심한 데가 우리나라입니다.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나를 쫀쫀하다고 합니다. CEO가 직원들 불러서 “야, 여기 오타났다”고 말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게 바로 내가 만들고 싶은 우리 회사의 문화입니다. 나는 퀄러티에 있어 베스트가 되라고 강조합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사용자가 보는 페이지에 오타가 나는 것입니다. 히딩크 말을 인용하면 “기술 떨어지는 사람, 전략을 이해 못하는 사람은 용서해도 몸싸움에서 밀리는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돈 못 벌어오고, 큰 기획을 못 하는 건 용서해도 사용자가 보는 페이지에 실수를 하는 건 용서하지 못합니다. 내가 신입사원을 불러 강조하는 말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오프라인의 패러다임이 안 통합니다. 인터넷 분야에서 삼성 등 대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브랜드 싸움이 아니라 퀄러티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네티즌들은 써보니 불편하고, 가격이 비싸고, 불친절하다면 금세 바꿔 버립니다. 그리고 입소문을 냅니다.

‘조선’은 강한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광고주들은 철저히 효과를 봅니다. 클릭수와 페이지뷰를 봅니다. 3년 전에는 무조건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내 광고가 떴다는 것에 기뻐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2. 핵심에 집중하라.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게 꼭 중요하지만은 않습니다. 질레트도 면도기 뿐 아니라 ‘오랄비’라는 칫솔을 만들어 성공했고, 엔씨소프트도 그룹웨어 업체에서 게임회사로 변신했고, 네오위즈도 원클릭에서 세이클럽으로 바뀌었습니다. 소니도 밥솥회사였고, 3M도 광산회사였습니다. 처음 일을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core이다. 그럼 나에게 core는 무엇인가? 회사가 어려워졌다고 가정해봅시다. 구조조정시 끝까지 자르지 않고 쥐고 있을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인터넷 열풍이 꺼졌을 때 제가 저지른 큰 실수가 검색엔진만으론 도태될 것 같아 메일, 클럽 등 포털이 하는 모든 것을 펼쳐놓았던 것이다. 그 때 나온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검색엔진의 개발자들을 메일, 클럽에 보내 핵심 역량을 분산시키자 엠파스가 등장하며 우리의 핵심이던 검색엔진이 공격받았습니다. 여기 빼다 저기에 박으면 여기가 공격당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전자상거래는 참 매력적인 사업이다. 지금은 비록 회계기준이 바뀌었지만 매출을 부풀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전자상거래에 손을 대지 않은 게 결국은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집중을 해야 서비스 퀄러티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 때 이것저것 다 한다던 포털들은 지금 망가졌습니다.

또 한가지 집중해야 할 것이 나에게 오는 사용자중 core가 누구냐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내 제품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끝까지 남을 사람이 누군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포지셔닝을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다음은 이메일 용량을 5MB밖에 안 주지만 우리는 10MB나 준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음을 더 많이 갑니다.

한게임과 합병할 당시 브랜드 네임을 갖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 때 내린 결론이 사용자들은 놀고 싶을 때 원하는 브랜드와 정보를 얻으려는 브랜드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게임에서 “뉴스 보세요” “증권 정보 얻으세요”라고 하면 먹히겠습니까. 아직도 미국은 야후가 지오시티를 합병하며 ‘야후!지오시티’라는 이름을 붙이는 등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얼마 전 경영교육을 받았는데 이랜드와 제일모직의 사례가 나왔습니다. 제일모직은 모든 종류의 옷을 만들지만 이랜드는 젊은이 캐주얼만 만듭니다. 이랜드는 매출도 높고 순이익도 높습니다. 사용자를 넓혔다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잘 판단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너무 사용자를 좁혀서 사업이 안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예를 들어 모바일 솔루션 업체의 경우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유통사가 SK텔레콤/KTF/LG텔레콤 3개밖에 없으니 성장할 수가 없습니다.

3.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은 돈을 어떻게 벌까?
네이버는 99년 1억원의 흑자를 냈습니다. 2000년에는 닷컴 버블이 꺼지고 마케팅 경쟁을 벌이느라 80억원 적자를 냈습니다. 2001년에 들어서니 회사의 현금이 줄어들더라. 6개월 후면 구멍이 날 상황이었습니다.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습니다.

그 때 시도한 것 중 하나는 반드시 성공을 시켜야 했다. 그 중 하나가 게임 유료화였습니다. 당시 우리가 한게임을 유료화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비웃었습니다. 카드게임 하는데가 너희 밖에 없냐고.

또 하나 시도는 검색광고였습니다. 큰 기업은 경기에 따라 광고물량이 다르기 때문에 큰 기업에 의존해서는 경영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액 광고를 개발했다.

나머지는 일본 지사였다. 솔직히 그 전에는 잘난체하려 일본 지사를 만든 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실패하면 일본 가서 솔루션이라도 팔자는 심정으로 일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한게임 매출액이 올라가는 것을 보며 “이거 에러 아니야?”라고 되물을 정도였습니다. 2001년 20억원의 흑자를 냈다. 전세계 닷컴이 모두 적자를 내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닷컴 기업이 언제 살아날 것 같아요?”였다. 처음엔 우리가 흑자를 냈다고 믿어주는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비상장기업이기도 하니…

작년에는 200억원 흑자를 냈습니다. 인터넷이란 게 거품이 아니라 이렇게 돈 벌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네이버의 검색, 한게임의 유료화가 성공한 것은 결국 핵심 서비스에서 내 revenue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다른 닷컴의 예를 봐도 네오위즈는 사용자는 느는데 돈은 못버는 채팅 때문에 고민하다 아바타를 만들어 성공했습니다. 결국 그 회사의 장점에서 수익이 나오는 것입니다.

누군가 수익모델을 찾아내면 또 다른 수익모델이 계속 나올 것이다. 여기서 누군가란? 그 서비스에 몰입해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열정입니다. 서비스에 몰입해 사용자의 마음을 읽어내야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시키는 것만 잘해라’라고 요구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뭘 해야할지 알아내라’고 요구합니다. 두 사람의 차이는 ‘열정’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언젠가 책에서 경영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자신이 직원들을 열정있게 만들 수 있다는 착각이란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경영자는 열정있는 사람을 찾아 그 사람에게 맞는 일을 시키는 것입니다.

기술자 같으면 그 사람에게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획자는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포토 서비스, 메일 서비스 담당자는 전공도 없으니… 이럴 때는 열정있는 사람을 많이 써야합니다. 경영진이 motivate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열정있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삼성에 근무할 때 ‘내가 이 일을 열심히 하면 뭐가 될까? 과장? 부장?’ 이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삼성에서는 이런 경우가 흔하지 않은데 나 같은 경우 운 좋게도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습니다. 검색엔진이라는 분야에서 7년간 일한 것이다.

아까도 핵심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모든 포털이 전자상거래에 뛰어들 때도 이는 우리의 핵심이 아니라고 판단해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대표적 인터넷기업을 아마존이라 얘기하는 데 난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마존은 앞에서는 온라인을 내세우고 뒤에서는 큰 물류창고를 운영하는 오프라인 기업입니다. NHN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콘텐츠를 사용자들에게 보여주고 유통하는 곳입니다.

Q&A
1. 언론사 사이트의 검색은 어떻게 가는 게 옳은가?
일단은 잘 모르겠다. 97년 신문사 사이트를 열심히 봤다. 다른 건 몰라도 우리가 검색은 자신있다고 생각해 언론사를 찾아갔다. 모두 거절당했다. 신문사들은 사람들이 기사 퍼가는 문제를 겁내하며 자기가 직접 하자는 주의였다. 검색이란 게 기계 하나로 되는 게 아니다. 업그레이드도 계속해줘야 하고… 검색 전문가와 손잡았으면 좋았을텐데… 검색이 잘되면 퀄러티가 높아지는 것이다.
퀄러티도 나오기 전에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면 안 된다. 퀄러티가 높아지면 페이지뷰도 오르고 그러면 열정있는 누군가가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2. 네이버의 가장 취약한 콘텐츠와 앞으로의 전략은?
요즘 신문사들이 포털에 경계의 시각을 갖고 있다. 쟤들이 미디어 사업을 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우리는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제휴를 할 뿐이다.
요즘 모바일이니 유비쿼터스니 하는 말이 많다. 사업을 하며 중요한 것이 타이밍이다. 나는 지금까지 해서 득 본 것보다 안 해서 득 본 게 더 많다. 퀴즈 프로그램에서도 가만히 있다 감점 안 당하고 나오는 사람이 설치다 감점 당하는 사람보다 낫지 않은가. 나는 모바일을 시작하지 않았다. 언론은 포털이 모바일로 가면 장악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나는 모바일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3. 조선일보라는 브랜드를 인터넷에서도 계속 사용해야 할까?
서비스는 사용자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조선일보는 퀄러티가 높다. 하지만 사람들 머릿 속에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다. 나는 ‘게임조선’이란 말을 듣고 너무 놀랐다. ‘조선’이 주는 이미지가 있고 ‘게임’이 주는 이미지가 있는데, 두 브랜드가 충돌하는 느낌이었다.
질레트가 칫솔을 만들며 질레트 칫솔이 아니라 오랄비를 만들었듯 그 사업을 할 때 브랜드의 힘을 싣고 갈 것인지 아닌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조선닷컴은 서비스 퀄러티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포지셔닝 할까도 고려해야 한다. 보수며 조선일보를 좋아하는 사람도 붙잡으면서 젊은 세대도 끌어모아야 한다. 아직까지 신문사 사이트는 퀄러티보다 브랜드를 보는 경향이 높은 것 같다. 한겨레 사이트를 가는 사람들은 퀄러티 때문이 아니라 브랜드를 보고 가는 것이다.

4. 인터넷의 미래? (정확히 기억나지 않음. 야마없는 질문^^)
우리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하는 농담 중 ‘찾을 때는 네이버, 심심할 때는 한게임’, ‘낮에는 네이버, 밤에는 한게임’이란 말이 있다.
인터넷시대에 접어들며 정보가 파워풀해졌다. 또 엔터테인먼트도 강해졌다. 나는 정보와 엔터테인먼트가 큰 축이라 본다. 한게임 쪽은 김범수 사장이 따로 있어 잘 모르겠고 네이버 예를 들면, 새로운 정보를 보여줄 여지는 충분하다.
우리가 지식iN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 질문은 많겠지만 답이 얼마나 될까 우려했다. 하지만 의외로 질문보다 답이 더 많다. 우리는 현재 70만권의 논문 서비스도 유료로 진행중이다. 정보를 잘 담는 사람들이 사용자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것이다.

5. 새롬과 합병하려다 불발됐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
당시 새롬은 이미 거대 브랜드였다. 하지만 수익모델이 없었다. 네이버는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퀄러티가 좋아 둘이 합치면 좋은 모습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내가 합병을 당할 뻔도 하고 합병을 하기도 했지만 어려운 것은 ‘사람 합병’이었다.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피합병자의 위치에 있으며 사소한 것에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회사 이름을 바꿔라, 명함을 바꿔라… 합병을 할 때 받았던 상처를 생각하며 하니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었다.

6. 제휴시 가장 어려운 회사는?
솔직히 언론사다. 비즈니스적 얘기보다는 뭔가 어색한 얘기만 계속되고… 초기 뉴스를 네이버에서 서비스하겠다고 하니 어떤 곳은 ‘안 하겠다’고 하고, 어떤 곳은 ‘저 회사가 하면 나도 하겠다’고 했다.
요즘 힘든 것은 우리가 돈을 좀 버니 주변에서 과도한 기대를 하는 것이다. 건방져졌다는 얘기도 종종 들린다. 직원들에게 절대 겸손할 것을 강조한다. 나도 예전에 광고 영업을 하며 디조에서 당한 경험을 생각하니 겸손함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

Posted by 고집 쎈 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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