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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http://blog.naver.com/smc3212/100007094128

■ 터보 플레이어 요주의.

오늘 이 터보 플레이어(Turbo Player) 때문에 애를 먹었습니다. 점심무렵 일을 하고 있는데 회사가 입주한 건물 네트워크 담당자가 절 찾아오더니 제 컴퓨터가 10일동안 10기가가 넘는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묻더군요.

실은 지난 휴가 이전에도 15일간 10여기가의 트래픽을 유발한 전과가 있었는데 그때는 카레이도 스타를 좀 과도하게 받느라 실제 데이터만 4기가정도 받았던 관계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 갔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트래픽에 꽤 신경쓰고 있었던지라 아무리 많이 잡아도 1기가이상은 쓰지 않았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좀 납득이 되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혹시 웜이나 바이러스인가 싶어 바이러스 검색만 각기 다른 프로그램 및 사이트를 통해 4번이나 돌려보고 스파이웨어 제거기도 여러 종류를 돌려 보았지만 전혀 잡히는게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동으로 체크 해보기 위해 태스크 매니져를 열고 프로세스들을 살펴보았더니 TurboAgent.exe라는 놈이 불현듯 눈에 들어오더군요. 혹시나 싶어서 재부팅을 하고 바로 netstat를 실행했더니 인터넷 관련 프로그램을 전혀 실행하지 않았음에도 커넥션이 하나 열려 있었습니다. 바로 그 TurboAgent.exe 프로세스를 죽이고 나니 그 커넥션이 끊기더군요.

구글신의 힘을 빌어 그 괴 프로세스의 정체를 추적해봤더니 터보 플레이어라는 것을 깔면 같이 깔리는 프로세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놈이 아주 황당한 놈이더군요.

바로 터보 플레이어를 설치하면 저 TurboAgent.exe가 설치한 컴퓨터를 일종의 스트리밍 서버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즉 어떤 사람이 이 터보 플레이어를 제공한 서버에서 실시간 동영상을 보려고 하면 실제 그 서버에 연결되는 것이 아니고 그 동영상을 보유하고 TurboAgent가 작동 중인 다른 사용자의 컴으로 연결되어 서로 P2P방식으로 동영상을 보게 만드는 것이죠.

즉 터보 플레이어를 설치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컴퓨터가 그 터보 플레이어를 제공한 회사를 위한 스트리밍 서버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제공할 동영상 파일도 컴퓨터 주인의 허락없이 자동으로 다운로드해 로컬에 저장해두고 서비스를 하는 방식이라는군요.(*참고: Turbo Player 를 확인하세요.)

게다가 이 터보 플레이어의 이용자 약관도 가관이었습니다.

제8조 [데이터 및 기타 자료의 수집 및 사용]
① 회사는 소프트웨어와 관련하여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제품 지원 서비스의 일환으로 사용자PC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② 회사는 제1항의 자료를 본사의 제품을 개선하거나 사용자의 사용환경에 적합한 서비스 또는 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하며 그 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③ 회사는 대용량 데이터를 더욱 원활히 전송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 중인 사용자의 PC를 일부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본 소프트웨어는 사용자 PC의 네트워크 장비를 임의로 사용합니다.
- 본 소프트웨어는 사용자 PC의 스토리지를 임의로 사용합니다.
- 본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아도 사용자 PC에서 자동으로 가동될 수 있습니다.

*출처: 터보 플레이어의 이용자 약관...가-_-관..


전 여기까지보고 기가차서 단번에 언인스톨 해버렸습니다. 다행히 레지스트리에 찌꺼기는 좀 남지만 프로그램 자체는 깨끗하게 지워지더군요.

이 터보 플레이어는 다름 아닌 MBC나 네이버, 투니버스 등에서 VOD용으로 많이 사용되는것 같은데 저도 아마 네이버에서 잠시 동영상 뉴스를 볼때 깔아던 모양 입니다. 그 이후로 제 컴퓨터가 스트리밍 서버 역할을 하게 되어서 지난번이나 이번에 그렇게 트래픽을 유발했던 것이죠.

뭐 사실 한국처럼 인터넷이 무제한인 곳에서는 속도가 좀 느려지는 것 이외에는 별로 큰 타격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쪽처럼 트래픽양이 제한되고 트래픽이 곧 돈인 곳에서는 재산상의 피해도 입힐 수 있는 물건 입니다. 이용자 약관을 아주 철저하게 안읽어본 저도 좀 잘못 입니다만 좀 너무하다는 생각을 좀처럼 지울 수 없군요.

Posted by 고집 쎈 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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