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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standing Strategic Mind

Insight 2004. 7. 10. 00:05

출처 블로그 > 비가오면 하늘은 빨주노초파남보
원본 http://blog.naver.com/lyela/0

뛰어난 기획력
Outstanding Strategic Mind

기획력이란 곧 전략능력이다.
전략은 누구나 짜지만 뛰어난 전략은 아무나 못짠다.
기획은 모든 것을 알아야 할 수 있고, 또 모든 것을 모르는 척 해야 할 수 있다?

재미있게도 우리 사회에서 '기획'이란 말은 길거리에서 시작됐다. 명함 만들고 주고, 간판 만들어 주고, 홍보 지라시('지라시'라는 말은 어디에서 나온 말일까? 일본식 영어인듯 싶은데.) 만들어 주는 '기획' '기획' '기획' 점포들. 작게는 한 두평 남짓, 커봐야 십여평 짜리 업체들이다. 그런가 하면 '고 래'들도 있다. 대형 '광고기획'사들이다. 미디어를 상대로 하는 광고대행사이기도 한만큼 덩치들이 크 다. 그러나 여전 '광고기획' 하면 어딘지 격이 떨어져보이기도 한다.

'기획'이란 말의 격을 올려준 것은 단연 '경제기획원' 덕이다. 1995년 재정경제원으로 합해지기까 지 경제기획원은 명실상부한 나라의 싱크탱크였다. 대기업의 업무부서로 '경영기획'이 보편화되면서 기획은 더욱 인기좋은 말이 되었다. '기획조정실'은 어딘지 무서운 파워가 있는 듯 하고 '경영전략기 획'이라는 말 정도가 되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오고 세계적인, 첨단적인, 마케팅적인인 그 무슨 일을 하는 듯 하다. 대기업의 비서실들도 앞다투어 이름을 바꾼다. 앞에 무엇이 붙든 끝에 기획이란 말이 들어가는 부서를 만들기를 즐기는 것이다. 무언가 '머리'를 쓰는 일을 하는 것만 같다. 무언가 새로움을 만들어 낼 것 같다. 무언가 부가가치가 높은 무엇을 만들어낼 것 같다.

게다가 '기획단'이란 말도 유행이다. 공공부문에서, 예컨데 '신도시 기획단' '고속철 기획단' '산업 단지 개발기획단' 같은 식이다. 민간기업에서도 '00 사업기획단'이라는 말이 부쩍 늘었다. 정치권에서 조차 '총선기획단'이니 '대선기획단'이니 하는 용어를 쓴다. 이 경우 '기획단'이란 머리를 굴린다기 보 다는 '집행적'인 뉘앙스가 크다. 목적지향적인 시행을 하는 기능을 가진다. (물론 그렇다고 머리를 안쓴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도시건축분야에 '기획'이란 말이 들어온 것은 부동산 개발 덕분이다. '개발기획'이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4-5년, 특히 토지초과이득세제가 시행되면서 부동산개발기획은 흐름을 타기 시작 했다. 부동산 컨설팅이라고 하는 업종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물론 아직도 부동산 컨설팅이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부동산 컨설팅의 핵심은 financing의 매치인데 아직도 개발금 융이 미미한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동산 개발기획의 핵심, 즉 "남의 땅에 남의 돈으 로 남의 이용"을 전제로 펼치는 기획 수준에 이르기란 아직도 요원하다.)

도시건축분야 자체에는 '기획'이란 말은 잘 쓰이질 않았던 것이 통례이다. '계획'이란 말은 '설계'라 는 말과 함께 통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어휘다. 'planning'과 'design'이라는 말이다. 계획이 무엇을 어 디에 어떠한 방법으로 만들어나갈지 내용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라 하면, 설계라 함은 그 내용을 공 간적으로, 형태적으로, 또 기술적으로 3차원적으로 만드는 작업을 일컫는다. 물론 계획과 설계란 왕 왕 교차된다. 그래서 종종 '계획설계'라는 말도 쓰이고 또 '설계계획'이란 말도 쓰인다. 계획설계는 주로 건축부문에서 초기의 개략설계를(영어로는 보다 명확하게 Schematic Design이라 한다.) 일컫고, 설계계획이라 함은 건축의 초기설계단계를 일컬을수도, 도시설계분야에서 설계계획작업 (영어로 하 자면 Urban Design Plan)을 지칭하기도 한다.

계획과 설계 사이를 구분하기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기획과 구분하기란 더욱 어려운 문제 가 있다. 기획의 영어 단어를 찾아보면 'planning'으로 나온다. 역시 계획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렇다 면 계획과 기획은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설계란 기획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인가?

내가 정의하는 기획은 이렇다. (1). '기획'이란 無에서 有를 만드는 행위이다. (2). '기획'이란 모르 는 것을 알게 만드는 행위이다. (3) '기획'이란 곧 전략이다. 구체적 실현을 위한. (4) 따라서 '기획' 에는 '위험관리'와 '기회창출'이 강조된다.

이렇게 정의를 하면 계획과 설계와의 차이가 두드러질 것이다. 계획이나 설계는 대개 문제가 확 실하여 문제를 푸는 행위가 강조된다. 사회적 배경이 안정된 경우 계획과 설계행위로 충분하나, 사 회변화속도가 빠르고 기술변화가 빠르고 수요가 빠르게 변화하고, 또는 사회전망이 불투명하거나 유동적인 상황에서 '기획'의 기술은 더욱 요구된다. 바로 작금과 같은 상황이다. 위험은 산지사방에 있고 위험에 빠질 위험도 크고, '기회'를 만들어야 하며, '기회'를 만들 '기회'도 많은 상황이다.

변화가 빠른 상황에서는 미리 잘 짜여진 계획에 의하여 움직이기가 어렵다. 5년 계획, 10년 계획 등 소위, 중장기 계획이란 것이 무용지물이 되는 때이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마스터플랜 (Master Plan) 이라는 것이 더 이상 효용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것은 마스터플랜이 아니라 전략플랜 (Strategic Plan)이다. 물론 나조차도 아직 마스터플랜이란 말을 하는 수 없이 쓴다. 사람들이 하도 마 스터플랜이란 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변화가 빠른 상황에서는 설계에서조차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필요해진다. 사람들이 원하 는 것도 달라지고,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도 다양해지며, 더구나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 다양해지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어떻게 선택, 구사할 것인가가 고민거리로 등장한다.

여기에 기획력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그 무엇을 만들어나가는 능 력, 모르는 데에서부터 출발하여 누구를 위해, 무엇을, 어디에, 어떠한 방법을 통해 만들어야 할지를 보다 명확히 해나가는 능력, 현실에서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 어떠한 행동을 해나가야 하느냐를 모색, 선택, 실현해나가는 전략을 짜는 능력, 위험을 알지만 위험을 줄이거나 피해가는 방법을 짜고 그런 위험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능력, 이것이 기획력이다.

뛰어난 기획력? 변화를 포착하는 힘이다. 호기심을 발동하는 힘이다. 설득할 수 있는 힘이다. 기 회를 만드는 힘이다. 불가능한 것, 어려운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이다.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힘 이다.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아는 힘이다.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힘이다. 어떠한 자 원과 어떠한 기술이 필요할 지를 알아가는 힘이다. 주문(注文)을 할 줄 아는 힘이다. 그 무엇보다 주 어진 시간, 주어진 환경에서 타이밍을 포착하는 힘이다.

이렇게 기획력을 정의하면 "기획하고 싶다..." 는 말을 누구나 쉽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도시건 축분야에서 통상 '디자인 능력'이 딸리거나 '기술 역량'이 딸릴 때, '기획 하겠다'는 포부를 감히 가지 고는 하는데, 기획이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도시건축에서 '기획'을 하겠다 마음 먹으면 디자인 판단력, 기술 주문능력을 갖추어야 하니 어쩌면 이것은 디자인 능력이나 기술역량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여하튼 도시건축분야에 기획력은 무척 필요하다. 설계하는 사람, 도면 그리는 사람, 현장 나가는 사람들은 대개 '대체가능'하지만 '기획력을 갖춘 사람'은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능력을 가진 다. 그 능력은 앞으로 점점 더 필요해지고 점점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획력을 갖출 것인가? 기획 트랙(track)은 따로 있는가? 프로 초보생일 때부터 특별한 훈련을 받아야하는가? 아니면 하다 보면 갖추어지는가? 어떻게 하면 기획력을 갖출 수 있는 가? (기업 뿐 아니라 설계사무소, 컨설팅 회사에서도 기획력을 갖춘 인재를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한다. 그 수요는 점차 더 늘어갈텐데...)

나의 생각은 이렇다. "뛰어난 기획력은 결국 모든 전문인들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다"라는 것이다. 그 출발이 기술에서든, 설계에서든, 도시에서든, 마케팅에서든, 문화에서든 간에 결국 전문 인이라면 궁극적으로 기획력을 갖춘 사람으로 커가기를 훈련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단계로서 이루 어지기도 한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기획업무에만 종사하다 보면 (주로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일정 수준까지의 기획력은 생길지 몰라도 (말하자면 상부/대외적 리 포팅을 잘하고 설득할만한 비교분석자료를 만드는 일, 섭외 또는 로비를 통해 일을 추진할 줄 아는 능력 등) 진정한 게임에서 승부할 만한 기획력이 자라지 못하기도 쉽다. 구체적인 사항 (영어로 표 현하자면, nuts & bolts)을 모르다 보니 겉돌고 헛돌기도 쉽다. (우리나라 부동산개발기획에서 일어나 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또 너무 구체적인 전문부문의 전문성에 정통하다 보면, 숲을 보는 기획력이 약해지기 십상이니 이것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편협한 기술쟁이에 그쳐버리는 것이다.)

결국 뛰어난 기획력이란 "나무를 알고 숲을 보는 능력, 나무를 통해 숲을 점치는 능력, 숲에서 나무를 읽는 능력"이라고나 할까? 나무와 숲을 같이 볼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 싶다. 나무의 종류를 가릴 줄도 알고 숲의 종류를 가질 줄 아는 능력, 나무나 숲 뿐 아니라 그를 가능하게 하는 땅과 공기와 물을 읽을 줄 알고 그 안의 동물들의 연쇄작용까지도 읽을 줄 아는 능력일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볼 뿐 아니라 행동에 옮길 줄 아는 능력일 것이다.

이런 기획력의 수월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 수월하게 자랄만큼의 씨앗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들 은 '정확히' 뽑힌다. '정확히' 인정받는다. 그 누구에게서도. 그리고 그들은 일을 '한다.'

개발기획 - 기술기획 - 프로그램기획 - 디자인기획 - 전략기획 - 사업기획 등 등의 말에 보다 진취적이자!

뽑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


기획, 공명의 지혜가 필요하다. :'(

Posted by 고집 쎈 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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