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가로 8cm, 세로 1cm 판도라 게이트 2005년 10월 04일
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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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광고, ‘검색 놓고 돈 먹기’] [장병규 첫눈 사장]
PC를 끼고 사는 현대인에게 인터넷 검색은 곧 생활의 시작이요, 전부다. 물건을 사러 e쇼핑몰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원하는 물건이 있는지 검색부터 한다. 약속장소로 가는 가장 빠르고 편리한 길을 찾는다면 교통정보를 검색하는 것이 정답이다. 심지어는 학교 과제물, 읽고 싶은 책, 맛있는 음식점과 집 근처 미용실까지 검색창을 거쳐야 알아낼 수 있을 정도다. 검색업체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도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인터넷 초창기, 드넓은 사이버 공간 속 원하는 웹사이트 주소를 찾아주는 일에서 시작된 검색 서비스는 웹페이지와 뉴스, 사전과 지역정보 검색을 거쳐 각종 이미지와 음악 및 동영상 검색에 이르기까지 숨 가쁜 발전을 이뤄냈다. IT 중흥기를 지나온 국내 검색 서비스는 이 과정에서 세계로 진출하는 대표 포털 사이트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검색 서비스는 여전히 자라나고 있다. 포털들의 생존 경쟁, 소리 없는 ‘검색 전쟁’ 속으로 들어가봤다.
검색의 진화는 계속된다 쭈욱~
포털, 동영상 검색 전쟁 2라운드…막대한 수익창출원 매력, 진보된 서비스 개발 경쟁
디렉토리, 지역정보, 웹문서, 이미지, 지식iN, 책, 전문지식, 사전, 뉴스, 카페, 블로그, 쇼핑, 음악…. 네이버 검색창 옆에 붙은 풀다운 메뉴(▼)를 누르면 나타나는 카테고리다. 검색창만 있으면 못 찾는 것이 없는 세상이 왔다. 가로 8cm, 세로 1cm 남짓한 이 ‘판도라 게이트’ 너머로 들어서는 순간, 홍수처럼 흐르던 정보들은 가지런히 모양새를 갖추고 이용자의 ‘낙점’을 기다린다. 검색 서비스가 없다면 편리한 삶도 포기해야 할 형편이다.
국내 검색시장의 지존은 누가 뭐래도 네이버다. 웹사이트 조사업체 코리안클릭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11개 검색 서비스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네이버는 73.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인 다음(9.4%)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흔들림 없는 선두 자리를 재확인했다. 이는 각 사이트별로 순방문자수와 1인당 평균 체류시간을 곱한 값을 전체 방문자수로 나눈 비율로, 쉽게 말하면 단순 방문자수만 계산하지 않고 이들이 각 사이트에 실제 머무른 시간까지 포함한 좀 더 정밀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조사기관이나 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국내 검색 서비스 이용자 10명 가운데 약 7명은 네이버를 거쳐 정보의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는 점에는 크게 이견이 없을 듯하다.
네이버 독주 속 야후·드림위즈 등 분주
네이버는 검색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포털 화면을 통해 제공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 가운데, 점유율이나 인지도 면에서 검색과 연결되지 않는 서비스가 없을 정도다. “블로그나 카페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조차 검색 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고 네이버쪽은 말한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전체 직원 1천명 가운데 네이버와 한게임이 각각 절반인데, 500명에 이르는 네이버 운영인력의 3분의 2가 직·간접적으로 검색 서비스와 연관을 맺고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검색 지향 회사”라는 게 네이버쪽의 설명이다.
국내 검색시장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검색기술보다는 ‘기획력’에 좌우된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원하는 웹페이지를 싹싹 긁어주는 구글의 저인망식 검색이 미국과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면, 국내에선 재미가 더해진 다양한 콘텐츠를 찾으려는 이용자가 더 많다.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느냐, 남보다 참신한 기획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이용자의 발길이 바뀐다. “결국은 콘텐츠가 성패를 가른다”는 검색업계의 구호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네이버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2년 10월 업계 처음으로 ‘지식iN’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던 지식검색 서비스는 기획력의 승리였다. 검색업체가 아닌 네티즌 스스로 정보 DB를 만들고 이를 확대 재생산하도록 하는 지식검색 시스템이 큰 호응을 얻은 덕분이다. 지식검색은 네티즌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세계에서 유례없는 검색 서비스의 성공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NHN은 국내 검색업체 부동의 1위라는 수식어와 업계 최초의 매출 1천억원 돌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며 절대강자로 올라섰다.
이런 네이버가 올해 말께 또 하나의 비장의 카드를 내놓는다. 지난해부터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동영상 검색’ 서비스다. 검색엔진이 훑는 콘텐츠가 웹페이지뿐 아니라 음악과 디지털 사진, 동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면서 원하는 정보를 콕 집어낼 정교한 서비스가 필요해진 데 따른 자연스런 결과다.
네이버측은 애당초 지난해 책본문 검색 서비스의 뒤를 이을 ‘카드’로 동영상 검색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올해 상반기로 예상했던 서비스 개시일이 지금까지 늦춰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공개가 늦어지는 만큼, 경쟁 검색 서비스와는 차별된 네이버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재광 네이버 검색기획팀장은 “동영상 검색은 이용자가 원하는 장면을 정확히 찍어주는 일이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일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제도적 장벽이 많은 서비스”라며 “보이지 않게 오랫동안 준비한 만큼, 조그만 업체에서 할 수 없는 네이버 규모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실제로 네이버는 긴 동영상 가운데 특정 화면을 이용자가 검색할 수 있도록 동영상에 일일이 자막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러 DVD 제작업체와 손잡고, DVD 타이틀에 포함된 자막이나 제작정보 등을 동영상에 입히는 것이 검색 정확도를 높이는 비결이다. 기존 자막이나 제작정보가 없는 경우 일일이 손작업을 거치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동영상 검색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박지성 슛 장면’처럼 동영상의 특정 화면만 골라 검색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재광 팀장은 “가능한 한 저작권 제휴업체를 늘려, 이용자가 찾는 동영상 정보를 최대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TV포털 앞세운 다음, 차세대 검색왕 노려
동영상 검색은 올 하반기 이후 검색업계를 뜨겁게 달굴 핵심 전투 아이템이다. 이미 네이버에 앞서 엠파스가 지난 8월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인 데 이어, 9월에는 드림위즈가 스포츠·연예·교육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특히 지난 6월 초 ‘열린검색’ 서비스로 검색업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엠파스는 다양한 검색업체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넘나드는 열린검색 개념의 서비스를 연속적으로 내놓겠다며 하반기 검색 전쟁에 본격 불을 댕겼다. 열린검색의 후속탄으로 지난 8월 내놓은 동영상 검색은 동영상 포털 판도라TV와 손잡고 4만여건의 동영상으로 무장했다. 동영상 제목과 설명에 포함된 키워드를 검색해 이용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찾아주는 방식이다. 9월 말에는 자체 보유한 영화파일과 제휴사로부터 제공받은 뉴스 동영상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손영희 엠파스 이미지검색팀장은 “외국의 경우 대부분의 동영상에 자막이 들어가 있어 원하는 장면을 찾기 쉽지만, 국내에선 사실상 세부 장면까지 찾기가 힘든 현실”이라며 “영화의 경우 제목과 출연진, 줄거리 등이 담긴 크레딧 정보를, 뉴스는 방송 스크립트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색정확도 면에선 엠파스가 구글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며 “열린검색의 취지에 맞게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 서비스를 2~3개 정도 더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함께 검색시장의 선두를 다투는 다음 또한 검색시장 탈환을 위해 신발끈을 바짝 죈 상태다. 다음측은 검색의 기본기에 충실한 서비스로 시장에서 제몫을 챙기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파종사업으로 동영상 부문을 강화하는 데 나섰다.
지난 4월 말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 ‘신지식 프로젝트’는 다음의 검색부문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서비스다. 경쟁 서비스인 네이버의 ‘지식iN’을 정면 겨냥한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590만개에 이르는 다음 카페에 올라 있는 전문 정보를 뒤져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네이버에 비해 열세인 DB 분량을 590만 카페의 전문 정보들로 보충하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다음측은 “카페는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전문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이므로 정보의 정확도가 높다”며 “지난 5월에 비해 지식검색 시장점유율이 방문자 기준으로 6%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위한 사전 포석도 차근차근 다지는 중이다. TV 동영상 검색을 강화하기 위해 SBS·YTN·MBN 등의 뉴스 동영상을 제공하는 한편, 동영상 콘텐츠 제공업체와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본격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를 발전시킨 ‘TV포털’ 서비스는 다음이 차세대 미디어 환경을 겨냥해 야심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승부수다. 디지털방송 시대를 맞아 디지털TV에서 영화나 게임, 음악과 잡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양방향으로 검색하고 이용하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차세대 미디어 환경에서의 검색시장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다음측의 계산인 셈이다.
지난 8월에는 미국 게임 콘텐츠 유통업체 오베론미디어와 손잡고 TV포털 속 게임 서비스를 강화했으며, 9월에는 노래방 기기업체 금영과 제휴를 맺고 TV를 통한 노래방 서비스도 확보했다. TV포털은 지난해 말 서초·안양·수서·당산 등 4개 지역 아파트 총 2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지금은 디지털TV를 보유한 다음 회원을 대상으로 2차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첫눈, 개인화·이슈 서비스로 경쟁 가세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만 유독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야후도 와신상담 재기를 꿈꾸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텍스트 위주 검색이라는 기존 검색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영상이나 음악, 이미지와 영화 등 멀티미디어 검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 중순께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야후측은 “이용자들이 적접 생산해 내는 콘텐츠 DB를 확보해 검색의 편리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기존 검색 서비스 또한 공급자 중심이 아닌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로 개편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생 검색 서비스의 등장도 올 하반기 검색업계의 판도를 점칠 만한 변수로 꼽힌다. 지난 6월 네오위즈에서 분사한 검색 서비스 첫눈 www.1noon.com이 주인공이다. 네오위즈 공동창업자이자 2대 주주인 장병규(31)씨가 대표를 맡아 창업 때부터 화제가 된 첫눈은 자체 개발한 검색엔진과 독특한 검색방식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첫눈은 지난 7월16일 ‘예고편#1’을 공개하면서 통합 검색, 게시판 검색, 뉴스 검색, 블로그 검색 등 4가지 검색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게시판 검색 서비스인데, 자체 DB에 한정되지 않고 인터넷에 산재한 각종 게시판의 정보들을 모두 보여주는 개방형 검색방식을 택한 것이 특징이다.
핵심기술은 자체 개발한 ‘스노우랭크’란 검색기술이다. ‘중복된 정보가 가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기술로, 여러 사람이 관심 있는 주제일수록 사이버 공간에 더 많이 등록되고 퍼진다는 데서 착안했다. 인터넷상의 화젯거리나 시의성 있는 주제를 남보다 빨리 검색해 찾아주는 것이 스노우랭크의 핵심 경쟁력이다.
9월 말에는 서비스를 강화한 ‘예고편#2’도 내놓았다. 두 번째 시범 서비스인 예고편#2에서는 스노우랭크 기술을 적용해 ‘개똥녀’나 ‘X파일’ 같은 인터넷상의 화젯거리들을 실시간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슈’ 서비스가 도입됐다. 장병규 첫눈 사장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정보가 눈처럼 뭉쳐졌다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과정을 상상해 보면 쉽다”라며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현재 시점에서 네티즌 사이에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복잡한 정보입력이나 로그인 절차 없이 맞춤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개인화 서비스 ‘관심이’도 특허 출원 중이다.
아직 시범 서비스 단계이지만, 첫눈은 초기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검색시장에서 짧은 시간에 연착륙하는 모습이다. 첫눈은 예고편#1을 내놓은 지 2개월 만인 지난 9월 초, 웹사이트 조사업체 랭키닷컴의 조사에서 검색엔진분야 10위권 언저리까지 인기가 치솟았다.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이고 별다른 마케팅 활동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좋은 수준”이라는 것이 랭키닷컴측의 설명이다. 첫눈은 빠르면 올해 안에 예고편을 마치고 정식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잘 키운 검색 서비스, 열 비즈니스 안 부럽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비좁은 검색창에 이토록 목을 매는 것일까. 이는 검색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첫 관문이 될 정도로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병규 첫눈 사장은 “검색이 힘을 갖는 것은 이용자 행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PC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대부분의 정보를 얻게 되었는데, 그 출발이 바로 검색이라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을 잡으려 애쓰는 것이 메신저가 현대사회의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이기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장병규 사장은 설명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검색의 가치는 다른 데 있다. 잘 만든 검색 서비스가 곧 막대한 수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NHN의 전체 매출은 분기별 최고 규모인 830억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98억원이 검색광고로 거둬들인 수익이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게임부문 매출(44%)에 밀려 32%의 비중에 그쳤던 검색부문이 올해 1분기에는 47%, 2분기 들어서는 48%까지 상승하며 매출액 증가의 1등 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으로 배너광고 매출에 강세를 보였던 다음도 1분기 130억원이던 검색광고 매출이 2분기 들어 14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장병규 첫눈 사장은 “국내 광고시장에서 인터넷광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한자릿수에 불과하다”며 “인터넷광고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두자릿수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므로 검색광고시장도 적어도 5년 이상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의 이재광 팀장도 “오래 전에는 음악 음계가 7개뿐이니 나올 만한 음악은 다 나왔다고 주장하던 분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음악은 계속 발전했다”면서 “검색광고 모델도 계속 진화하고 시장도 커지는 만큼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게 업계의 전반적 시각”이라고 밝혔다.
검색 서비스는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 그 말은 곧, 지금의 검색 서비스 또한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다. 보다 진화된 미래의 검색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 이에 대해 장병규 첫눈 사장은 “기술과 서비스 면에서 아직도 논란이 많은 부문이 검색”이라고 못박는다. “검색은 게임 개발하듯 기획 단계에서 기능이나 효과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다”라며 “소비자가 만족할 때까지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확정되지 않은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이재광 네이버 팀장은 “욕구만 느꼈을 때 곧바로 답이 나오는 검색 서비스가 가장 완벽한 서비스일 것”이라며 “인간적인 궁금증에 대한 답을 주는 서비스로 진화해갈 것”이라고 미래의 검색 서비스 모습을 그렸다. 좀 더 현실적인 검색의 미래를 그린 사람으로는 네이트의 박득희 ‘통’(Tong) 서비스팀장을 꼽겠다. “앞으로의 검색은 이용자가 던지는 키워드 저변의 의미를 파악해 결과물을 찾아줄 것입니다. 객관적인 정확성뿐 아니라 주관적인 의미에도 비중을 두는 서비스가 되겠죠. 블로그의 RSS 검색처럼 늘 변화하는 정보들이 검색 대상의 주류가 될 것이며 동영상이나 이미지 등 텍스트 이상의 콘텐츠를 보다 정교하게 찾아주는 서비스로 진화할 것입니다.”
구글의 한국 진출, 효과는 ‘글쎄요’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 구글의 한국 진출이 사정권에 들면서 국내 검색업계의 촉각도 날로 곤두서고 있다. 하지만 ‘구글코리아’가 국내 검색시장에 미칠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다.
가장 큰 원인은 문화적 차이다. 구글의 강점은 웹페이지 검색이다. 웹사이트에 걸린 수많은 페이지 가운데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 데 있어 구글만큼 정확하고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이는 드물다.
하지만 국내에선 기술 못지않게 검색 서비스 모델이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를테면 지식검색이나 동영상 검색 등 끊임없이 색다르고 전문화된 검색 영역을 만들어내 이용자를 유도하는 식이다.
언어적 문제도 국내 업체들로 하여금 구글 태풍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영어권 언어 검색에 강점을 지닌 구글이 2바이트의 동양권 문자검색에서도 두각을 나타낼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재광 네이버팀장은 “구글이 웹에 관해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지만 그것은 웹검색에 국한했을 때의 얘기”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웹문서 못지않게 지식검색 같은 독창적 데이터베이스가 많기 때문에 구글이 검색할 수 있는 콘텐츠에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 시장이 커지면서 구글이 한국 시장에 두는 비중을 상대적으로 크게 잡지 않을 확률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병규 첫눈 사장 또한 구글 효과의 범위에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장 사장은 “업계에선 3년 시한론, 5년 시한론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떠돈다”면서 “검색은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다른 것이어서 코카콜라처럼 세계적으로 똑같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쉽사리 망하지 않고 성공할 때까지 끊임없이 시장을 노크하는 것”이라며 “3년 뒤일지 5년 뒤일지 모르지만 구글은 언젠가 올 것이고, 없어지지 않을 위협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검색 서비스 어때요?
오늘날 마주하는 정보의 양은 방대하다. 돌아서면 새로운 검색 서비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독특한 아이템과 서비스로 눈길을 끄는 검색들이 있다.
네이트가 역점을 두고 서비스하는 ‘통’은 엄밀히 말하면 검색보다는 블로그형 1인 미디어 서비스에 가깝다. 친분 있는 사람끼리 소통하는 ‘싸이월드’와 달리, 통은 개인의 관심사나 정보가 비슷한 사람끼리 연결고리를 맺는다. 통 회원들은 ‘마이통’ 안에 관심사 별로 게시물을 올리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끼리 ‘일촌통’을 맺는 식이다.
하지만 통 서비스의 특징은 검색 기능에서도 나타난다. 해당 키워드에 맞는 블로그 게시물을 보여주는 다른 블로그 검색 서비스와 달리, 통의 검색은 해당 키워드가 담긴 게시물뿐 아니라 연관 게시물까지 한꺼번에 찾아준다. 예컨대 ‘현빈’을 검색하면 단순히 ‘현빈’이라는 자연어가 들어간 게시물뿐 아니라 ‘김삼순’이나 ‘현빈 사진’, ‘삼순이 어록’처럼 현빈과 관련 있는 내용까지 폭넓게 찾아낸다.
네이트측은 통 서비스를 기반으로 진정한 정보 중심 포털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박득희 통 서비스팀장은 “단순한 정보 연결망뿐 아니라 그 정보의 구성이나 주변 정보, 심지어는 정보 보유자까지도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만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통 서비스의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네이버의 책본문검색 서비스는 선보인 지 1년여가 지났건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유일한 서비스로 꼽힌다. 책본문검색 서비스는 네이버측 말에 따르면 “감춰져 있지만 이용자에겐 필요한 지식들을 먼지 속에서 꺼내 주기 위해” 시작됐다. 검색 서비스를 수익과 직결하지 않고, 이용자들이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개발된 공익성이 강한 서비스에 속한다. 9월 말 현재 1천만페이지 분량의 책본문에 대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소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즐겨 쓰는 직장인이라면 네이버의 ‘오피스 리서치’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 검색 서비스로 이동하지 않고도 마이크로소프트의 ‘MS 오피스 2003’에서 곧바로 네이버의 검색창을 띄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MS 오피스 2003 이용자가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 문서 작업 중에 PC에 설치된 자료나 온라인 자료가 필요할 때 문서 내에서 곧바로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다. 네이버 관련 페이지 jump.naver.com/officeresearch에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실행한 뒤 MS 오피스 2003의 ‘도구→리서치→네이버리서치’에서 이용할 수 있다.